#TMI

출국

Z.I.N.O 2013. 10. 2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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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2월 22일

저녁 11시 45분 비행기


말그대로 밤비행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밤.


특히 하늘에서 보는 야경은 정말 아름답기에 여행에 앞서 

야경을 볼 생각에 아주 들뜬 상태였다.


그냥 두근거렸다.


8시쯤 어머니가 해주신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흰밥과

내가 제일좋아하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동그랗게 쌓인 밤에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있는것 같았다.

그 순간만큼은 다 알거같았다.

잠깐 울컥했지만 씩씩한 아들이고 싶어서 

한동안 맛보지 못할 한국만찬을 즐기고

아버지가 퇴근하셔서 오시자

나는 무거운 가방 2개를 짊어메고

뒷자리에 탓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다.

할머니께 전화하고

삼촌에게 전화를 하고....


정신없이 통화하는 사이 공항이 가까워졌다.


마지막 체크를 들어갔다.

솔직히 이제 새로운 것을 추가하기보단

실수나 지금까지 준비한것이 빠진게 있나 찾아봐야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인천공항 유리창옆 벤치에 가방 두개를 놓고

하나하나 제일 중요한것부터 체크했다.


비행기표(v)

여권(v)

숙박 영수증(v)

계획표 다이어리(v)

DSLR (v)


이 5가지는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하나하나 체크했다.


그러던중 기차 같은걸 탈떄 내 가방을 묶어놓을 와이어 자물쇠를 체크하는데

비밀번호가 맞는데 열리지 않았다.

그 순간 멘붕.


출발 전 사소한 덜컹거림이지만

누군가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을수 있다.

그정도 그냥 뭐 새로 사면되지?


난 좋은 수가 필요했다.

그렇게 생각하던중 떠오른 생각.


내 자물쇠는 와이어 따로 자물쇠 따로 분리되있는 모델이었다.

자물쇠는 그냥 아무 자물쇠나 연결해서 쓰면됬다.


그래서 인포메이션 센터로가서 

절단기를 찾을수 있는곳을 물어봤다.


처음엔 지하 스파에 구두 가게에 가면 절단기가 있다길래 갔다.

하지만 저녁 11시가 가까워진 시간에 아직까지 구두점이 열려있을리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던중.

저멀리 택배를 부치는 곳이 보였다.

화물센터 비슷한 곳이었다.

아마 A Gate 쪽이엇나?


그쪽이라면 분명 절단기가 있을거야

라며 뛰어갔다.


역시나 있엇고

내 마음속 걸림돌인 자물쇠를 부숴버리고 

자물쇠는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사기로 했다.


그때부터

내 여정은 시작된것 같다.


나 혼자 결정해야하고

그 결정의 결과는 모두 내가 책임져야했다.


완전한 독립이라는 베낭여행

시작이었다.



그 모습을 그냥 지켜보던 어머니께서

나중에 하시던 말씀은

어릴적 부터 승부욕도 없고 포기가 빠르던 아이였는데

자물쇠 풀려고 끈질기게 덤비던 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셨다.


그렇게 모두 정리하고

이제 티켓팅이 가까워졌다.


내가 이용할 항공은 터키시 에어라인.

티켓팅을 하고

바로 시간이 없어서 비행기를 타러갓다.


시계도 모르고 두고와서 

면세점에서 시계도 사야했다.


그렇게 출입국하는 곳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포옹을하고

슬라이드 도어가 닫히고

이제 정말 나 혼자다.

내 주변에 내가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그 문이 닫히면서

정말 두근거렷다


그때정말 실감이 하나하나 다가온다.

입국십사를 한곳과 반대편에 있는 곳으로 가기위해

인천공항 지하에 있는 지하레일을 타러 갔다.


맨 앞칸에 탄다.

신기한게 지하철과 달리 맨 앞칸에는 운전수의 자리가 아니라 

바로 커다란창이 있엇다.


긴장감 가득한 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앞에 곧게 뻗은 레일을 따라 차체가 움직이고

날 향해 곧은 형광등이 스쳐지나갔다.


마치 내가 꿈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고

롤러코스터를 탄 마냥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금방 게이트에 도착을 했다.


아직 티켓팅 시작을 안해서

부모님께 잘다녀오겠다는 전화 한통화 더하고

기다리는데

친구에게서 온 전화.

잘다녀오라는 안부전화를 

그렇게 타이밍 좋게 하는 녀석은 

처음이엇다.

그렇게 기분좋은 통화 뒤.


그렇게 나는 터키 항공에 타고.

비행기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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