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7
사진을 처음 시작했던 2010년, 캐논 500D에 시그마 삼식이 렌즈로 미친 듯이 찍었다.
개성 없이 많은 피사체만 담기는 표준 줌렌즈보다 전달하고 싶은 피사체 하나를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50mm 단렌즈의 세계로 빠졌다.
한 개의 렌즈로만 오랜 기간 많은 사진을 담는 것은 확실히 좋았다. 확실하게 화각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중국 유학시절 스냅사진을 시작하며 사진에 대한 욕심과 함께 장비에 대한 욕심이 함께 생겼다.
그렇게 캐논을 처분하고 새로 담긴 장비, 니콘 D810 그리고 시그마 아트 50mm.
50mm에서 보정이 더욱 원활해졌다. 색감에 진심이었던 나로서 보정에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여행을 할때마다 매번 부딪치는... 화각의 한계. 풍경을 담고 싶은데 공간감이 담기지 않는다.
그렇게 풍경사진도 50mm화각으로 고수하다가 결국 오랜 기간 드림 카메라를 구매했다.
사실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형의 영향도 컸고, 개인적으로 최근 가장 사랑하는 작가의 프로모션도 컸다.
그렉 윌리엄즈는 영국의 사진작가로 특히 배우들의 인물사진을 잘 담기로 유명하다.
특히 시상식에서 모두 경직된 사진들이 많지만 그렉 앞에서는 모두들 아이로 변한다. 인물사진에서 가장 어려운 자연스러움을 담는다.
대부분 그의 작업은 라이카로 이루어지고 특히 흑백사진에서 더욱 매력을 발산한다.
모델의 경계심을 푸는 그의 매력이 뭘까 제일 궁금하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결국 그래서 라이카 Q를 지르고 말았다.
라이카Q 는 2017년 단종되었다. 라이카 Q는 쥬미룩스 28mm 렌즈와 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다.
명품 렌즈와 일체형인 덕에 아무도 렌즈교환이 불가하단 불만이 없고 가격도 매력적이라 일명 '렌즈를 샀더니 바디를 준다'라고 불리는 카메라.
단종이 되어 새제품을 구하려고 했지만 정식 루트를 통해선 구할 수 없었다.
마땅한 중고도 찾지 못하던 순간... 며칠 전 연락해둔 라이카 매장에서 연락이 왔다.
라이카 스토어 충무로에 몇일전 문의해두었는데 기억해주시고 온라인에 중고매물을 올리기 전에 먼저 연락을 주셨다.
단종이 되었다면 사실 앞으로 점점 좋은 중고 매물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었고 가격도 적당했다.
물론 가격이 적당하다는건 라이카 기준이며 저 정도 가격이면 사실 스펙이 더 좋은 제품도 구매 가능하다.
그렇게 결국 구해왔고, 예비 신부의 공감대가 떨어져 카메라 산 맛이 떨어져서 친한 혜화동 형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 형도 라이카를 산 날 언박싱을 했던 카페 '블랑제 메종 북악'으로 갔다.
영롱하게 속살을 보이는 라이카.
풀박스 구성이라 충전선부터 모든 것이 제대로 들어있다.
라이카스토어에서 함께 구매한 B+W 필터와 아티잔 앤 아티스트 카메라 스트랩을 바로 장착했다.
라이카에 상처라도 날까 한방에 이쁘게 하려고하니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색상도 원래 구매하려던 블랙.
이제 JNK 가죽공방에 주문제작한 카메라 케이스만 받으면 완벽하게 모든 액세서리를 구비할 예정.
카메라 설정도 이날 모두 완료했고, 테스트 촬영 결과물은 아래 보이는 것처럼 무보정임에도 완벽하다.
풀프레임에서 주미룩스 렌즈가 구현하는 선예도는 역시 대단했다.
노출 정도에 따라 라이카가 색감을 잃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게 나같은 감성충에겐 오히려 사진을 단정하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확실히 넓은 화각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직 적응이 안된다. 입체감을 담지 못했다.
라이카 Q는 현재 단종이지만 Q2제품이 방진 방수 기능을 추가해서 새로 나왔지만 가격은 더욱 강렬하다.
약 759만원으로 기존 라이카 Q 모델보다 100만 원 이상이 추가됐다. 사실 기능 추가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프리미엄이다.
색감도 라이카Q의 색감이 더 좋다는 사용자들의 평이 많다.
니콘 카메라로 보정의 맛을 즐겼다면 라이카로 원본의 맛과 흑백의 맛을 요즘 톡톡히 보고 있다.
이게 행복이고 이게 내가 힘들게 번 돈을 쓰는 맛이구나. 이 맛에 일해야지. 출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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